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주 4.5일제’ 공약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이 후보는 주 5일제를 4.5일제로 전환해, 연평균 노동시간을 2024년 1859시간에서 2030년 1717시간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주 4.5일제에 우호적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관련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주 4.5일제는 가능한 곳부터 시범사업을 하고, 이를 잘 지원하겠다”며 “영세 노동자들과의 격차가 벌어져 양극화가 심화하지 않도록,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자율적 안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 4.5일제가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는 논의 자체가 ‘겉핥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4.5일을 일했더라도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 단축을 위해 시행되는 제도인데 ‘속 빈 강정’이 되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근무‘일’이 아닌 근무 ‘시간’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며 “과거 주 5일제로 전환될 때에도 주 40시간제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주당 노동시간 단축 없이는 일부 업종 또는 일부 기업에 한정되어 논의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업종별로 노동시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장시간 노동자와 단시간 노동자로 양극화된 현실에서, 모두를 적정한 노동시간의 범위 안으로 끌어오는 방향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대표적인 장시간 노동 국가인 한국에서 주 4.5일제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노동시간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정책이 추진된다면, 금요일이 누군가에게 ‘설레는 노는 날’인 반면, 또 다른 사람에게는 ‘남들이 쉬는 날 억울하게 더 일하는 날’이 될 수 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