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집값이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정책 변화와 최근 집값 상승세 속 수요자들의 시장 진입 의지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서울의 경우 지난달 23일 0.43%로 뛰었다가 30일 0.40%, 이달 7일 0.29%로 상승폭 둔화 흐름을 보였습니다. 다만 지난해 0.68%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가파릅니다.
실제 서울 주요 지역 대장주 아파트들은 속속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마포구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전용면적 59㎡(11층)는 지난달 말 20억5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습니다.
이재명정부는 출범 직후 서울 집값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자, 수도권에서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대출 규제를 폈는데요. 극약 처방으로 일단 주택 수요를 막아둔 상태입니다.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자칫하면 23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을 잡지 못하고 정권을 내줬던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악몽'을 답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을 때릴수록 시간차를 두고 아파트값은 더욱 올랐고, 이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을 빚었죠.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라운지에서 바라본 강남과 송파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결국 '공급 시그널'이 필요한 때입니다. 대출·세금 등 다방면 규제를 썼던 문 정부도 '3기 신도시'에 이어 막판 '공공 재개발·재건축' 카드를 꺼내며 뒤늦게 공급책을 가동했습니다.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수도권에 공급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등이 겹치며 공급 규모는 쪼그라들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착공·준공 물량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2022~2024년 수도권 아파트 착공물량 평균은 13만1305가구로, 2021년 착공량인 23만5882가구의 56% 수준에 불과합니다. 통상 아파트 착공에서 준공까지 3년가량 소요됩니다. 다시 말해 3년 전 착공물량이 지금의 준공물량, 즉 실제 공급량이 되는 것입니다.
공급량 위축에 의한 공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릴 경우 공급량 감소의 파급력은 더욱 거세질 수 있습니다.
지금도 '내 집 마련'을 꿈꾸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집값이 더 치솟을 경우 국민들의 주거 안정은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새 정부가 규제에만 기대지 않고 실질적인 공급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해 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