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회 본청과 소통관 사이의 짧은 거리를 걸으면서도 뜨거운 태양 아래 얼굴은 붉어지고, 삐질삐질 땀이 나기도 합니다. 뜨거운 더위를 피해 요즘은 지하통로를 종종 이용하게 되는데요. 이밖에도 더위를 뚫고 식당을 걸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국회 건물에 있는 회관 식당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 텍사스주 잉그램의 과달루페강 케이드 루프 다리에서 5일 돌발 홍수로 무너진 다리 잔해를 치우는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텍사스주에서 4일(현지시각) 발생한 돌발 홍수로 인한 희생자 수가 최소 51명 사망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홍수가 기독교 여름 캠프를 덮치면서 27명의 소녀들이 실종돼 구조대원들이 이들을 찾기 위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잉그램(미 텍사스주)=AP/뉴시스)
역대급 폭염은 결국 기후 위기란 문제로 직결되는데요.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역행하는 지도자도 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그는 기후위기는 허상이라고 줄곧 말해왔는데요.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텍사스에 역대급 폭우로 110명이 숨지고 약 180명이 실종됐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 백악관은 '신의 행위'라고 묘사하며 천재지변이었다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와 언론은 사전에 경고 방송만 했다면 충분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사고라고 지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하자 FEMA를 해산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FEMA는 1979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설립한 기관으로 주와 지방 정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자원, 조정, 전문 기술 등을 대중과 소통하면서 재난을 입체적으로 대비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재집권 후 FEMA 내 정규직 직원 3분의 1 이상이 해고되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인원 중에 재난 대응에 경험이 풍부하고 박식한 임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결국 기관 내 전문가들이 빠지면서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미국 국립기상청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NWS에서는 이미 600명 이상이 해고되거나 조기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내 폭풍과 홍수 발생 위험 지역의 여러 사무실에서 기상 전문가와 24시간 상시 근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결국 트럼프의 '막가파'식 행정이 수많은 사람을 숨지거나, 실종되게 한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경험했던 '무능한 리더'가 지구 반대편에 등장한 셈입니다. 이제 그들도 외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아웃' '트럼프 탄핵'을.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