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성형 AI 플랫폼 '수노(Suno)'를 활용한 가상 음악 그룹이 실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페르소나 기능을 통해 하나의 가수처럼 목소리를 일관되게 구성하고, 장르나 사운드도 사용자 기호에 맞춰 정교하게 조정한 이 가상 밴드는 얼핏 듣기엔 실제 뮤지션과 다를 바 없습니다. 노래는 그럴듯하고, 음색은 매력적이며, 반복 청취에도 위화감이 없습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월간 청취자 50만명이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AI가 만든 ‘가짜 가수’가 인기를 끄는 현상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한 지인은 "요즘은 내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며, 수노를 활용해 직접 음악을 생성해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비트와 가사를 입력하면, AI가 몇 초 만에 개인 맞춤형 곡을 만들어주는 기능이 만족스럽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음악을 듣는 사람의 욕구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AI가 만든 노래의 흥행을 두고 '그저 정교한 사기극'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의 음악 시장은 장르와 스타일 면에서 점점 더 고착화되어가고 있으며, 대중의 세분화된 취향이나 실험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류 중심의 기획사 시스템이나 비슷비슷한 포맷의 음악이 넘쳐나는 지금, 오히려 AI가 만든 음악이 더 새롭고 신선하게 들리는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물론 '진짜 사람'이 만든 음악의 가치와 감정을 결코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노 같은 플랫폼이 보여주는 기술력은, 더 이상 청취자들이 단순히 익숙한 것을 반복해서 듣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원하는 대로 생성하고, 조합하고, 다시 편집해 듣는 청취자 중심의 음악 경험이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가짜 가수의 흥행은 단지 AI 기술의 진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지금의 음악 생태계가 놓치고 있는 다양성, 실험성, 그리고 진정한 취향의 존중에 대한 청취자들의 요구가 담겨 있습니다. 어쩌면 진짜 위기는 AI가 누군가의 무엇을 흉내내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음악이 점점 기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AI 음악 생성 사이트 수노 AI. (사진=수노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