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벤처기업들이 느끼는 경기가 1년 만에 살아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경기실사지수(BSI)는 89.8로, 전 분기보다 11.2포인트나 뛰어올랐는데요. 4분기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 전환한 겁니다.
눈에 띄는 점은 회복의 중심에 내수시장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기가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들의 79.7%가 내수판매 호전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는데요. 이는 전 분기보다 6%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로, 그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소비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분기 전망도 낙관적입니다. 경기전망지수는 99.2로 기준치(100)에 바짝 다가섰고, 경기 개선을 예측한 기업 중 10곳 중 8곳 이상이 다시 한번 내수 회복을 핵심 이유로 들었습니다. 반면 수출 호전이나 자금사정 개선을 기대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내수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립니다.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3분기 연속 하락을 멈추고 반등했지만 BSI는 여전히 88.9로 기준치를 밑돌고 있습니다. 세부 업종 중에선 의료·제약 분야만 102로 기준치를 넘겼고 나머지 업종은 모두 고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밝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벤처기업들은 해외보다 국내 소비의 회복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실제로 그 회복 조짐이 기업들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인데요. 그동안 경기 침체로 움츠러들었던 벤처 생태계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는 모습입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전체 BSI가 기준치에 못 미치고 있고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운 국면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4분기 만의 반등은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벤처기업의 체감온도가 오르고 있다는 신호는 우리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힙니다.
이런 회복세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벤처기업들에는 오랜만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니까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4’에서 해외 한 스타트업 부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