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일기를 쓰기엔 손글씨 실력이 퇴화해 타자로 칠 수 있는 블로그를 이용합니다. 놀러 갔다. 재밌었다. 이런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일이 어렵다. 열심히 하자. 이런 건 어떨까. 나름 생산적인 내용도 가끔 써놓습니다.
김충현씨 블로그는 필자의 것보다 유용합니다. 김충현씨는 28년 경력의 정비기술자이자 숙련공입니다. 블로그 이름부터 '김충현 공작소'입니다. 직접 만든 난로, 에어 콤프레샤(공기압축기) 등을 소개합니다. 에어 콤프레샤는 하부부터 조립해 올라가야 덜 번거롭다는 꿀팁도 있습니다.
전문 분야에 대한 열정도 드러납니다.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전공분야 보수교육. 감회가 새롭다.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소회도 적혀있습니다. 지난 5월26에 올린 이 게시물을 끝으로 김충현 공작소는 멈췄습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뉴스도 잠잠해집니다. 49재 때 시끄럽다가 다시 한풀 꺾일 겁니다. 매번 그랬습니다. 동네 화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누구 아빠가 아는 분'이라는 말만 괴담처럼 떠돌다 금방 묻혔습니다. 발전소와 제철소에서 번갈아 가며 문제가 생겼습니다. 시끄러운 것도 잠시. 공장은 돌아갑니다. 옆 동네가 그러니 태안도 비슷할 겁니다.
'죽음의 외주화', '제2의 김용균'은 이제 대명사가 됐습니다. 김충현씨 이름 뒤에 꼬리표처럼 붙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젠 익숙해지지 맙시다. 또 다른 대명사는 없어야 합니다.
충남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2차 하청노동자였던 선반 기술자 고 김충현 씨가 지난 달 2일 원청 지시로 기계를 가공하던 중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사진은 김충현씨가 근무하던 태안화력발전소 전경.(사진=한국서부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