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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위협할까
입력 : 2025-06-30 오후 5:31:58
"부천시 ○○사거리 주변 맛집 검색해 줘."
"ㅇㅇㅅ주변 맛집들을 엄선해 소개해 드릴게요! 각 업소는 맛도 좋고, 접근성도 뛰어나며…"
 
질문 한 번에 생성형 AI는 가게와 지도, 주요 메뉴, 가격, 연락처, 심지어 별점까지 한 번에 정리했다. 한 마디 질문에 우리 동네 내가 모르던 맛집까지 찾아주는 시대.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시민. (사진=챗GPT)
 
어릴 적 치킨이 먹고 싶으면 우리 집 현관에 붙어 있던 전단지 전화번호로 배달을 시켰다. 대학생 때는 포털 사이트에 맛집을 검색했다. 2010년대 후반에는 맛집을 유튜브에서 추천받았고. 이제는 AI 검색으로 모든 게 정리되는 시대다. 이보다 더 쉬울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고스란히 물어봤더니, 생성형 AI는 이렇게 대답했다. “더 쉬워졌지만 진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질문은 더 정교해졌다. 이 시대에 필요한 건 ‘더 좋은 답’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AI는 웹서칭을 넘어 추론 영역에서도 날 앞지른 것 같다.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에서 나온 것처럼, ‘인공지능(AI)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그 가능성을 일축하고,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AI의 위험성을 통제하려 한다. 반면 AI의 대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과 명예교수는 AI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득 궁금해졌다. AI의 위협이란 무엇일까? 공상과학 영화처럼 직접적인 인류의 적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해킹 범죄 등으로 인한 큰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전자보다 후자 쪽이 더 현실적인 위협일 수 있겠다. 전산오류 하나에도 큰 혼란이 오는 시대 아닌가. 어떻게 보면 가짜뉴스 같은 잘못된 정보에 대한 무분별한 노출도 AI의 위협이 아닐까. 챗GPT가 말한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뒤집어 보면,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없을 때 AI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AI의 위협에도 AI는 10초 만에 답을 내놓는다.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 △자율성을 획득한 AI의 통제 불능 위협 △일자리 소멸 등 경제적 위협 △가짜뉴스 및 선거조작 등 조작 위협 △개인에 대한 감시 및 통제 위협 등 5개였다. 자신이 저지를 수 있는 위협까지도 정의할 정도로, AI는 객관적이다.
 
두 번째 질문 후 곱씹어봤다. 나는 AI가 말한 '더 좋은 질문’을 던졌을까. 단조롭고, 단순한 물음은 아니었을까. 판단도 책임도 기술에게 떠넘긴 질문이었다. 결국 AI의 위협이란 편리한 기술에 기대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인간의 내적 위협이 아닐까. 힘들게 정보를 찾고 애를 써 분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질문은 깊이를 잃고 판단은 게을러지는 것이 아닐까.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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