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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더운 여름
입력 : 2025-06-24 오후 7:56:33
졌습니다. 지난 여름엔 7월 첫 주까지 에어컨을 안 켰습니다. 여름과 기싸움을 했거든요. 더위에 지기 싫다는 오기가 생겨 최대한 참아보기로 했었습니다. 결국 역대급 불볕 더위에 두손 두발 들었습니다.
 
올해는 5월 말부터 에어컨 리모컨에 새 건전지를 채워 넣었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에어컨 전원부터 켭니다. 온도는 18도. 찬 바람을 몇 분 쐐야 씻을 힘이 납니다.
 
이번 여름은 무섭습니다. 지난해 많은 희생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온열질환 감시체계로 신고된 사망 사례는 총 34명. 질병관리청이 감시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지난 2018년(4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올해도 심상치 않습니다. 벌써 두 명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국에선 263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3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신고 결과에 따르면 지난 주말새(21∼22일) 전국 517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에 온열질환자가 11명 나왔습니다.
 
문제는 취약계층입니다. 지난 3월 발표된 부산대학교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이환희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취약계층의 여름철·겨울철 극한 온도에 따라 응급실을 찾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취약계층인 의료급여 수급권자 청년·중년층(19~64세)이 비수급권자에 비해 30% 이상 많습니다.
 
더위는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닥치지는 않습니다. 올 여름은 단지 나만 견디는 계절이 아니라, 주변의 누군가가 더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지냈으면 합니다. 작게나마 살피고 배려하는 마음이 누군가에겐 큰 그늘이 될지도 모릅니다.
 
사진은 지난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쪽방촌 모습.(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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