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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일 줄 모르는 명품값
입력 : 2025-06-23 오후 4:38:08
"오늘이 가장 싸다."
 
이는 노른자위 지역의 주택 가격과 관련해 흔히 쓰이는 말입니다. 보통 가격이 점진적으로 우하향하는 재화가 이에 해당되기 마련이죠. 유통 업황에서도 이 같은 말이 제대로 통용되는 상품군이 있습니다. 바로 '명품'이라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실제로 23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불가리는 평균 7~10%가량 가격을 올렸습니다.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인 샤넬은 이달 2일 국내에서 일부 가방과 주얼리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 인상했습니다. '클래식 라지' 제품은 1678만원에서 1795만원, '미디움'은 1557만원에서 1666만원, '스몰'은 1497만원에서 1601만원으로 각각 올랐죠. 심지어 샤넬의 국내 인상은 올 들어 세 번째입니다.
 
아울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이달 3일 일부 컬렉션 가격을 평균 6% 높였는데요. 이번 인상은 약 4개월 만의 일입니다.
 
앞서 언급한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명품 업체들은 우리나라에서 회차를 늘려가며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서는 형국인데요. 이에 명품 업계에서 'N차 인상'이라는 말도 이제는 매우 익숙한 표현이 됐습니다.
 
이처럼 명품 업계가 승승장구하는 것은 가격이 올라도 과시욕 등 요인에 따라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 효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유통 업황 전반에 걸친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 명품 시장만큼은 예외인 것이죠.
 
게다가 다른 일반적인 소비재와 달리 중고 시장에서 감가상각의 폭이 크지 않은 점도 명품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도 주요 명품 브랜드들의 줄인상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아시아 유통 전문 기업 블루벨 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명품 가격이 올라도 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합니다. 이 통계는 명품을 단순한 수급 논리로 접근할 수 없는 상품이라는 점을 시사하는데요.
 
명품이 단순한 패션 소품을 넘어 투자 상품이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명품의 인기가 꺾일 일은 당분간 없어 보입니다.
 
서울 시내 한 샤넬 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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