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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도 관행인가
입력 : 2025-06-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게 관행이다."(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지난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관행'을 좋아합니다. 오래전부터 해 오던 대로 하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해병이 순직해도, 김건희씨가 국정에 개입해도 '그럴 수 있다'고 보죠.
 
"문제로 삼으니, 문제가 된다"는 거예요. 친윤(친윤석열)계가 한동훈 전 대표를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죠. 
 
국민의힘이 '수구'와 '보수' 중 어떤 세력인지 짚어볼 때입니다. '수구이념의 특징 : 보수이념과의 차이를 중심으로'(2009년)란 논문에 따르면, 수구 이념은 세계를 2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봅니다. 
 
자신이 속한 영역은 이상적인 세계로, 그 외 영역은 열등하거나 악한 세계로 말이죠. 이러한 이분법적 세계관은 '유토피아니즘'으로 이어집니다. 수구의 유토피아는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존재하고, 목표는 '좋았던 과거'를 재현하는 데 있습니다.
 
"박정희·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 광장에 세워야 된다"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의 발언이 단적인 예입니다. 이렇게 보면, 탄핵반대집회를 주최하고, 윤석열씨 체포를 막겠다며 한남동 관저 앞까지 나갔던 친윤계 원내대표의 등장도 이해가 됩니다.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시 배분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논리. 여기엔 '정권이 왜 교체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빠져 있습니다.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에서 '내란 유전자'를 물려받은 탓에 현실 인식 자체가 불가능한 모양입니다.
 
앞서 22대 국회 개원 직후, 민주당은 여·야가 각각 국회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다는 관례를 깨버린 채, 두 상임위원장에 이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장 자리까지 가져갔습니다. "협상 불발 땐 18개 상임위 독식하겠다"는 협박과 함께요. "법대로"만 외치는 그들이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여겼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제는 '법의 시간'입니다. 한국에 새로운 보수가 등장할 수 있을까요? 당장의 국민의힘에선 불가능해 보입니다. 기다려보도록 하죠. 2026년 6월3일이 머지않았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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