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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입력 : 2025-06-20 오후 5:18:52
“니하오.”
 
유럽이나 북미, 중동처럼 먼 곳을 여행할 때 길거리에서 종종 들었습니다. 이 인사를 건네는 이들은 대개 아시아인이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계기였습니다. 유튜브나 커뮤니티에 ‘니하오 대처법’이라는 영상과 글이 올라온 것도 오래 전입니다.
 
저 역시 처음 이 말을 들을 때 “No, I’m Korean”이라고 웃으며 넘기곤 했습니다. ‘중국이 인구가 많으니까’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동양인 차별, 이를테면 눈 찢기나 “칭챙총” 같은 노골적인 조롱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엔 ‘니하오가 왜 차별이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안하지만 제가 유럽 사람들만 봐도, 누가 독일인이고 누가 프랑스인인지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그들도 아시아인들을 보고 비슷하게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란 생각을 했습니다. 또 ‘이걸 차별이라고 느끼는 건 오히려 중국인을 향한 무의식적 혐오가 깔려 있는 건 아닐까’란 의심도 들었습니다.
 
태극기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의 국기들이 들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같은 니하오라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동양인을 마주치고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니하오가 있고, 낄낄거리며 놀리듯 건네는 조롱이 담긴 니하오도 있습니다. 전자가 인종차별 요소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후자는 분명한 악의가 있습니다. 
 
한마디 인사도 맥락에 따라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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