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는 늘 돈이 없기 마련입니다. 용돈을 모아서 사고 싶은 물건을 구입하거나 용돈 카드 기입장을 만들어서 현명한 소비생활 습관을 들이기 위한 연습도 합니다. 한달에 용돈으로 십만원만 받아도 꽤 큰 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세월이 많이 흘렀고 고물가나 현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이젠 이런 기억도 옛날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연간 체크카드 결제 금액이 평균 175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달 약 15만원 꼴로 2020년보다 30%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NH농협은행이 '그 많던 용돈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의 NH트렌드+ 보고서에서 자사 10대 고객의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입니다.
지난해 중고등학생들의 연간 체크카드 사용 일수는 평균 130일, 결제 건수는 평균 262건이었다. 매달 약 22회 결제한 셈입니다.
특히 하루 두 번 이상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중고등학생 고객 비중은 코로나19때였던 2020년 18%에서 지난해 29%로 크게 늘었습니다. 10대 체크카드 사용이 일상화됐다는 게 은행 측 분석입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3월 개학과 함께 체크카드 사용이 증가한 반면, 고등학생은 12월에 소비가 급증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NH농협은행은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이 12월에 운전면허학원, 여행, 쇼핑 등 자유시간을 즐기며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녀 공통으로 많이 찾은 편의점, 학교 매점, 음식점 등을 제외하면 남학생은 게임방(연평균 16일)을, 여학생은 커피전문점(연평균 17일)을 각각 자주 이용한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편의점 중에는 경북 김천 A고등학교점과 경남 진주 B여자고등학교점이, 학교 매점 중에는 충남 논산 C고등학교 매점과 제주시 D여자고등학교 매점이 각각 중고등학생 평균 이용 금액 기준 매출 1등으로 꼽혔습니다.
커피전문점은 방과 후인 오후 4~5시에 결제가 몰렸습니다.
결제 금액은 3000~5000원이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00원 미만(18%), 5000~7000원(17%), 1만원 이상(12%), 7000~1만원(11%) 등의 순이었습니다.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이 찾는 커피전문점은 결제 건수 비중 기준으로 메가 커피(18%)가 꼽혔습니다. 이어 컴포즈 커피, 빽다방 등 '가성비' 브랜드가 10% 안팎으로 인기였습니다.
저축 금액도 늘었습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10대 고객의 예금계좌 잔액은 연초보다 6% 늘었다"며 "펀드 계좌 잔액도 16%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적금 계좌 월 납입액은 연초와 명절 시즌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쓰면서도 모으는 요즘 10대의 똑똑한 금융 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작정 아끼기만 하는 것도, 마구잡이로 소비하는 것도 둘다 모두 좋지 않은 금융 습관입니다. 매월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고 예산을 세우는 동시에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금융권 전체에서도 미래의 금융 소비자들이 현명한 금융 습관을 들이기 위한 노력을 지원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