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규모의 바이오 전시 행사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이 막이 올랐습니다.
미국 바이오협회(BIO)가 주관하는 바이오 USA는 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 관계자가 2만여명이 모여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 기업에게는 글로벌 무대에서 자사의 경쟁력 있는 기술을 알리고 기술 수출 같은 해외 진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합니다.
제약 바이오 산업의 변두리에서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 유치를 늘려 해외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미·중 갈등 여파로 중국 최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바이로직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해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지배적이죠.
올해 바이오 USA에는 310여개의 국내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죠. 외형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눈에 띕니다. 특히 13년 연속 단독 부스를 차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전시장 초입에 167㎡ 규모 부스를 설치해 새롭게 론칭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서비스 등 CDMO 포트폴리오 확장, 인공지능(AI) 기반 운영을 비롯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연 SK바이오팜은 200여건의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신약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죠. SK바이오팜은 AI 기반 신약 개발 체계 구축을 위해 AI 기업 피닉스랩과 전략적 업무협약 체결 소식도 일찍이 알렸는데요. 양사는 17일 SK바이오팜 전시 부스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피닉스랩의 생성형 AI 솔루션 케이론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문헌 검색,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등 업무를 자동화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죠. 임상 진입 단계에서 필요한 허가 서류 작성 등의 업무 자동화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과정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인공지능 전환에 속도를 내 R&D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개발 및 허가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나라가 바이오 선진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파이프라인 수출을 넘어 신약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단계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에는 후보물질을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기업에 라이센스 아웃하는 것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혔지만 K-바이오가 한 단계 성장해 글로벌 위상을 높이려면 세노바메이트나 렉라자 등 자체적으로도 블록버스터 신약을 낼 수 있는 산업 환경을 이제부터 조성해야 합니다.
2025 바이오 USA 행사가 열린 보스턴 컨벤션&엑시비션 센터(사진=연합뉴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