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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
입력 : 2025-06-12 오후 5:48:34
보안업계에서는 해킹과 방어의 관계를 두고 '끊임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표현합니다. 해커가 새로운 방식으로 시스템을 뚫으면 보안 전문가는 그 구멍을 막고 강력한 방어벽을 세웁니다. 그러면 해커는 또 다른 방식으로 방어벽을 허물고 시스템에 침입합니다. 
 
이 끝없는 기술 추격전은 디지털 시대의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이 싸움이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포착됩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동시에 사기 수법도 다양해지고 정교해졌습니다. 다른 물건을 보내는 고전적인 수법부터 시작해 이제는 챗GPT를 이용해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송장을 만들어 피해자를 속이는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 
 
플랫폼들은 피해 접수 후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기범들은 그 사이의 헛점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대응책을 내놓지만 금세 형태를 바꿔 다시 새로운 사기가 등장하는 식입니다. 
 
이 상황을 보면 문득 SBS 드라마 '귓속말'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극 중 최일환 법률회사 태백 대표는 이동준 판사를 궁지에 몰아 넣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이 결탁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악은 성실하다"고 말합니다. 악행을 저지르기 위해서 누구보다 구조적 허점을 성실하게 파헤쳐 피해를 주는 악인들의 행태를 꼬집는 드라마 명대사입니다. 
 
해킹, 사기 등 범죄와의 전쟁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을 보고 있자니 최일환의 대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SBS 드라마 '귓속말' 최일환 캐릭터.(이미지=SBS)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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