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어때? 탈만해?” 전기차를 탄다고 하면 늘 듣는 질문입니다. 제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한 달만 타봐. 내연기관 생각도 안 날거야.” 실제 전기차 유저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전기차에 대해 “내연기관으로는 다시 못 돌아가겠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사진=뉴시스)
중요한 것은 하루가 아닌 한 달을 타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기차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데엔 ‘불편하다’는 인식이 상당 부분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번거로운 충전 환경에서 비롯한 불편함이 전기차 구매를 머뭇거리게 하는 큰 이유인 것입니다.
우선 첫 주에 전기차를 처음 몰면 모든 게 새롭습니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엔진 소음 없이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내연기관차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조용한 실내에서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나누는 게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또 한 주가 지나면 충전 습관이 자리 잡습니다. 집이나 직장 근처 충전소를 활용하며 생활 패턴에 맞게 충전을 계획합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생각보다 넉넉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제가 지금 타고 있는 ‘볼트 EV’의 주행거리는 완충 시 500km 넘게 주행이 가능합니다. 히터와 에어컨을 키게 되면 450km가량 되는데, 충분합니다.
셋째 주에 접어들면 전기차의 정숙함과 편안함이 일상의 기준이 됩니다. 내연기관차의 엔진 떨림이나, 소음이 얼마나 피로를 유발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한 달째, 전기차는 단순한 차가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됩니다. 충전은 더 이상 번거로운일이 아니라, 마치 스마트폰 충전처럼 자연스러운 루틴이 됩니다.
한 달을 타보면 전기차의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어렵습니다. 하루나 이틀 타본다고 이 모든 걸 느낄 수는 없습니다. 그 장점이 몸으로 체감될 때 비로소 “내연기관 생각도 안 날거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