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 파면으로 치러진 6·3 조기 대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윤씨가 정치에 입문한 시기에 정치부에 발을 들였습니다. 윤씨의 처음과 끝 그리고 지금의 새로운 정부 탄생까지 정치부 기자로서 4년 정도 현장을 목격해 왔습니다.
국회 출입 기자로서 두 번째 대선을 겪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대선은 굉장히 치열합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각 당의 모든 사람이 동원돼 우리 당을 찍어달라 외칩니다. 누굴 만나든 해에 그슬려 얼굴은 새카맣게 탔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대선 후보 일정도 빡빡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여러 일정을 소화하며 2개월간 전국을 누볐습니다. 짧고 굵게 끝난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직전 대선보다 높았다는 점인데요. 국민의 관심이 더 뜨거웠다는 겁니다. 그만큼 지도자의 중요성이 더 부각된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당선자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결정됐습니다. 자정쯤 국회 거리 곳곳에도 '21대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현수막이 가로등마다 걸렸습니다. 일을 마무리한 새벽, 집으로 돌아갈 때쯤엔 멀리서 함성이 들려왔습니다.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국민들이었습니다.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결국 국민이 이겼다는 '축제의 장'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 국민이 계엄을 막아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국민이 이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서쪽은 민주당, 동쪽은 국민의힘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3수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제 5년간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습니다. 경제 회복과 함께 갈라진 국민을 통합하는 일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 대통령도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오전 21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당시 국회 본관에는 21대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보라색 계열의 현수막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현수막 왼쪽 상단 끝은 빨간 계열로, 오른쪽 하단 끝은 파란색으로 시작해 가운데서 두 색이 섞이는 모습으로 연출돼 있습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원내 제2 정당인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섞으면 보라색이거든요.
앞으로 이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일선에 내세운 '통합'을 기치로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