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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은 지배구조개선부터
입력 : 2025-06-02 오후 5:58:04
지난해부터 한국 주식시장 '밸류업'이 화두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일념 하에 많은 정책이 시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 공약으로 나오면서, 밸류업의 방향이 어느 때보다 명확해졌습니다.
 
한국 증시는 유독 저평가돼 있습니다. 자산 대비 시가총액, 이익 대비 주가 모두 글로벌 평균에 크게 못 미칩니다. 흔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왜 한국에 장기투자하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바로 불투명한 지배구조입니다. 총수일가의 전횡,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그리고 주주 권리 보호의 부재는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장기 투자자에게도 분명한 리스크 요인입니다.
 
물론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공시 강화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할인 요인'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밸류업 정책이 '재벌 프렌들리'한 방향으로만 작동한다면, 이는 시장의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릴 우려도 있습니다. 투자자는 기업의 본질을 봅니다. 지배구조가 나아졌는지,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지,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있는지 등을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판단합니다.
 
진정한 밸류업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상법 개정과, 집중투표제, 소수주주 권한 확대 등 법·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합니다. 정치권이 '표'와 '재계의 입장'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이번 밸류업 논의도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와 정부의 강력한 제도 보완,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비로소 한국 주식시장에도 제대로 된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밸류업은 그저 또 하나의 정책 유행어로 잊히게 될 수 있습니다.
 
 
(사진=챗GPT)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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