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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모자
입력 : 2025-05-28 오전 9:27:42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란 우산을 들고 참석한 시민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23일 취재차 김해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데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16주기 추도식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봉하마을에는 '노란색' 포인트로 장식한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노란 모자를 쓰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고등학생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그 연유를 직접 물었습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9살 김수원 양은 "지금 통합사회 수업 시간인데, 봉하마을에서 '민주'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전교생이 추모식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양에 따르면 학교와 봉하마을이 가까이 있어 일 년에 한두 번씩 방문한다고 하는데요. 
 
김 양은 "평소에는 평화로운 느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추모하러 오시다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저번에 방문했을 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우리나라가 돈을 많이 가진 사람과 저소득층의 간격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지 않았냐. 그런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9살 김명서 양은 "어머니께서 관심이 많으셔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봉하마을에 많이 왔었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들 눈높이에서 말하고 들어주시던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해금곡고 통합사회 과목을 담당한 김용만 선생님은 "학생들이 참배하러 가고 싶다고 먼저 요청했다. 선생님들끼리 회의를 진행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다 같이 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치적 중립성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토론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그것은 개인의 문제고 지역 행사에 가보는 게 우리가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며 놀라움을 전했습니다.
 
김 선생님은 "실제로 많은 청소년들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밈을 많이 봤다"며 "역대 대통령보다 밈이 많이 있다. '그는 약자였나, 강자였나.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그런 것을 보는 것에 대해 어떤 성찰이 필요한가'를 아이들과 토론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노란 모자를 쓴 학생들은 이날 봉하마을을 걸으며 저마다의 생각을 나눴는데요. 그날의 추모는 단지 한 사람을 기리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모두가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해보는 작은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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