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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현실성'
입력 : 2025-05-27 오후 4:16:49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 본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다음 달 3일 제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 후보들 간 경쟁이 점입가경입니다. 후보들의 정책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부동산 정책'입니다.
 
한국 정치계는 진보·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해당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지, 또 세워 놓은 관점에 맞는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으로 건전한 시장 발전을 도모했는지에 따라 각종 선거 결과가 뒤바뀌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몇년 간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 불황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 일대를 제외하면 관망세가 짙고, 수도권 일극화에 지방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에 신음하고 있죠. 때문에 현재 시장 상황과 다가올 부동산 시장 전망을 꿰뚫는 적절한 부동산 공약은 흔들리는 중도층의 표심까지 공략할 수 있는 주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주요 후보들은 일단 알아보기 쉬운 숫자를 전면에 내세우며 부동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 공통적으로 '공급 확대'는 기본으로 깔고 갑니다.
 
각 후보 부동산 정책의 주요 포인트 숫자로는 먼저 이재명 후보는 '4'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당선 이후 '4기 신도시' 개발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
 
김문수 후보는 '3·3·3'입니다. '결혼하면 3년, 첫 아이 3년, 둘째 아이 3년' 총 9년 간 주거비를 지원해 청년 주택을 매년 10만호씩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이준석 후보는 '59'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시 용적률을 대폭 상향해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59㎡(약 25평형)를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고밀 개발을 활성화해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주요 포인트 숫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공약을 내세운 것은 좋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약 이행의 '현실성'이 더 중요하겠죠.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면 공급 부족에 대한 인식은 동일하기에 각자 주요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주택공급 공약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작 중요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상황은 없다. 최근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다양한 공약에 대한 '실행방안'이 무엇이냐를 놓고 뜨거운 입씨름이 펼쳐지는 것 같은데 부동산 정책 역시 숫자만 난무하는 '공약(빈 약속)'이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주택시장의 주요 특성인 '공급 탄력성'이 떨어지는 측면을 간과하고 '공급확대'에만 매몰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옵니다. 즉, 제 아무리 임기 중 공급확대를 외쳐도 아파트 인허가부터 착공, 분양, 준공, 입주에 이르는 이 장기간의 과정은 외면한 채 공급 확대를 외치는 건 소용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간 실행이 어려운 공급확대보다도 세재 혜택을 통한 지방 미분양 해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안정화 등 당장 건설·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세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상적 이론에만 집착하는 부동산 정책은 대체로 어느 정권에서든 집값 폭등, 수도권 집중화라는 '실패'에 가까운 결과로 귀결되곤 했습니다. 부디 이번에 뽑히는 대통령과 새로운 정권은 미묘하고 복잡한 부동산 시장의 본질을 파악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혜안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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