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가운데 제품 차별화에 성공한 몇몇 대형 제약사들만이 승자 독식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9년 약 4조8000억원에서 2021년 약 5조7000억원으로 약 19% 성장했고, 2022년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5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정체기가 찾아왔습니다. 2022년 6조4498억원에서 2023년 6조1415억원으로 감소했고, 2024년에도 6조440억원 수준에 머물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건기식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신규 진입 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시장 확장은 계속되고 있죠.
일부 제약사들은 자구책으로 건기식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 해 전문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본업인 전문의약품과 건기식 사업 간 이원화 전략을 통해 각 사업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인데요.
GC녹십자웰빙은 건기식 전문 사업부를 별도의 신설법인으로 설립했습니다. 휴온스도 지난해 12월 건기식 사업부를 분할 해 휴온스푸디언스와 흡수합병 결정을 하고 이달 초 절차를 마무리한 후 신설법인인 휴온스엔을 출범시켰죠. 한독은 건기식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한독 헬스케어를 신설법인으로 설립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들의 지나친 건기식 사업 경쟁과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후발 진입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원료 차별화 등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노리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내수보다 해외 시장을 노리고 사업을 확장하기도 하죠.
포화시장 속에서도 대형사들의 건기식 사업 키우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건기식 사업을 시작한 한미사이언스는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죠. 지난달 신제품 5종을 출시한데 이어 이번 달에는 정제와 액상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이중 제형의 멀티비타민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웅제약 건기식 사업부도 지난해 출시한 멀티 제형의 비타민제가 출시 반년 만에 판매량이 200만 병을 넘어서며 프리미엄 건기식 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동아제약은 독일에서 수입한 멀티비타민 오쏘몰 이뮨이 단일 브랜드로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회사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국내 의약품의 경우 매출 100억원이 넘으면 블록버스터로 분류하는데, 건기식에서 1000억원대 제품이 등장하면서 제약사들이 건기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건기식 시장이 지속 성장하려면 품질과 기능성이라는 본질이 유지 돼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객관적 품질 인증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의 핵심 전략이 될 것입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