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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과 불교
입력 : 2025-05-23 오전 9:35:06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4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열린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국시대부터 고려 말까지 불교의 영향력은 막대했습니다. 왕실부터 하층민까지 사회와 정치, 경제와 문화까지 모든 측면에서 불교가 지배한 사회였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만 가보더라도 삼국시대부터 고려 말까지의 문화재는 대부분 불교 영향권에 있는 유물들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장악력이 막대해지면서 폐단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고려 말 불교 확장은 고려 몰락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발간한 <한국문화사>를 보면 조선의 역성혁명 과정에서 나타난 유·불 교체가 서술돼 있습니다. 불교는 고려시대를 지나면서 전국에 수많은 사찰을 세웠고, 출가 승려들의 폭증으로 인한 재정 낭비와 백성들의 축소, 세수 감소까지 초래했습니다.
 
여기에 왕실과 귀족의 보호 아래있던 사찰들은 농장과 노비를 소유해 영리를 추구하기 시작했고, 여러가지 명목으로 많은 재물을 소비했습니다. 또 종교에 대한 면세는 왕실과 귀족들에게 활용됐으며, 고려의 쇠퇴를 이끌었습니다. 
 
이와 같은 불교의 폐단을 종식시킨 건 태종 이방원이었습니다. 태조 이성계 당시 정도전이 <불씨잡변>을 통해 불교에 대한 비판을 내놓기는 했지만, 이성계가 불교 개혁에 반대했고 불교에 대한 개혁은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이방원이 태종이 된 이유에는 각종 사회·문화 시스템에 대한 개혁도 있었지만 불교 개혁도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당시의 유·불교체는 성리학을 기반에 둔 조선의 사회를 이끌었습니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를 이야기했지만, 2025년 대한민국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의 불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종교의 폐해를 말하는 겁니다.
 
12·3 비상계엄은 명백한 내란이었습니다. 내란은 2시간 만에 종료됐지만, 여전히 그 세력은 남아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종교라는 이름 아래 숨어있습니다.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 반대를 이끈 것도 종교였고, 이들은 막대한 대중을 동원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폭동의 배후에도 종교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개신교 내부에서도 자성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정치와 연계한 종교의 폐단을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교회가 특정 정당과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의 장으로 변질되면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대형교회가 선거철마다 선거운동의 장으로 변질된 영향입니다. 
 
이제는 종교와 정치의 연결을 뿌리 뽑아야 할 때입니다. 종교는 종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내부에서의 개혁이 우선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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