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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뒤에 남는 것…딩크족에 대한 고찰
입력 : 2025-05-22 오후 6:30:43
'둘이 벌어 둘이 쓴다'는 말은 한때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었습니다. 육아의 부담 없이, 집값 걱정 없이,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선택한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 매해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고, 주말마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샴페인을 들이켰던 그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 자유로움 뒤에 남겨진 건 생각보다 묵직한 '공허함'이었습니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중년 여성의 이야기인데요. 인생 후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IMF를 겪은 세대였고, 치열하게 청춘을 살아낸 그녀는 육아의 부담을 외면하고 맞벌이로 살아가는 삶을 택했습니다. 친구들이 유모차를 끌고 다닐 때, 그녀는 남편과 유럽을 여행했고, 친구들이 사교육비에 허덕일 때, 그녀는 고급 와인을 마셨습니다. 누구보다 풍요롭고 자유로운 인생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렀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자신이 외롭게 느껴지고, 친구들이 "우리 아들 데리러 가야 해"라고 말하는 순간마다, 그 자리를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남습니다. 자유롭던 삶이 어느새 '무책임한 생의 회피'로 느껴진다고, 그녀는 고백합니다.
 
이 사연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습니다. "돌아간다면 꼭 아이 낳고 싶다", "손주 자랑하는 친구들 보면 부럽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딩크족이 선택이 아닌 회피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인생의 가장 깊은 외로움이 시작된다는 겁니다. 물론 아이가 있다고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가 없을 때 맞닥뜨리는 삶의 허무함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깊이인가 봅니다. 
 
물론 각자의 삶에는 고유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편함'만을 기준으로 한 선택이 오랜 시간이 지나 후회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과연 지금의 선택이 나중에도 유효할 것인가? 삶의 본질은 고통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만드는 데 있지 않은가?
 
요즘은 먹고살기조차 버겁다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입니다. 경기침체에, 치솟는 사교육비에, 그저 살아가는 것도 벅차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거 같습니다. 남들만큼 해줄 수 없을 것 같으니, 아예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일까요,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비교와 불안을 외면한 회피일 뿐일까요?
 
그저 몸이 좀 편하자고, 경제적 여유를 유지하겠다고 딩크족의 삶을 택하는 시대. 이제는 그 끝을 먼저 살아본 이들의 후회와 회한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자유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책임지며 살아가는 삶이 주는 충만함은, 단순한 '편안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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