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여름입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의 기온은 26.8도로 체감온도는 28.1도를 기록했습니다. 어제는 선선했는데, 하루 만에 기온이 6.3도 오르며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널뛰듯 변덕을 부리는 날씨를 보니 옷장 속에 잠든 여름옷을 빨리 꺼내야겠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의 기온은 26.8도로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사진=인터넷 화면 갈무리).
더위가 싫습니다. 땀이 많은 편이라 매해 여름이 고역입니다. 출근길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과 달라붙을 생각을 하니 아찔합니다. 횡단보도에 위치한 그늘막을 선점하기 위해선 잰걸음으로 움직여야 할 겁니다. 그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손풍기는 필수템이고, 물에 적신 팔토시로 더위를 달래보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볕더위에 그늘이 전부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거리에서 판을 깔고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 구산역 인근에서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들은 곧 우산 속에 몸을 숨기고, 연신 부채질만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리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여름은 고난입니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은 어떤가요. 그들에겐 그늘도 없을 겁니다. 불볕더위 아래에서 폐지로 가득한 수레를 끌어야만 합니다. 목에 두른 수건과 챙모자가 땀에 젖을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노인입니다. 노인들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온열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감시체계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3704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환자의 30.4%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정부도 온열질환 감시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보다 닷새 빠르게 5월15일부터 9월30일까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가장 빨리 시작해 가장 오랜 기간 운영하는 겁니다.
여름은 더 빠르게 찾아와 길게 머물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무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이 온열질환에 빠지는 일이 줄어들길 소망합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