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학의 채용정보 게시판에 채용공고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젊은이들이 그 정도 눈높이도 못 가지나요?"
지난주에는 청년 일자리 공약 검증 기사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중 교수님께 궁금한 점을 여쭤보기도 했는데요. 이런저런 질문을 드리던 중 예상치 못한 답변에 순간 말문이 턱 막혔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런 시기에는 "요즘 청년들 눈이 높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바라보며 자발적으로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는 청년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느껴집니다.
20대인 저조차 그런 생각에 점점 익숙해질 무렵, 교수님께서 오히려 제게 청년들의 입장을 정확히 대변해 주셨습니다. "그 정도 눈높이도 못 가지는 사회가 문제 아닌가"라는 지적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습니다.
굳이 '청년 고용 한파' 기사를 챙겨 읽지 않아도, 이미 주변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누구나 아는 기업에서 인턴을 한 친구들도, 석사 학위를 손에 쥔 친구들도 열리지 않는 취업문에 지쳐갑니다.
이력서가 상소문만큼 길어질 정도로 자격증과 인턴 경력, 해외 경험까지 다 갖췄는데도 '불러주는 곳이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보면,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안날이 날 지경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취업 스터디에 다녀오고, 면접을 준비하고, 자격증 학원에도 다니는 하루. 이렇게 하루를 꽉 채워 살아도 '쉬는' 인구로 분류되는 현실입니다. 청년의 하루는 '쉬는 듯' 조용하게, 그러나 날이 갈수록 더 다급하게 흘러갑니다.
기업들의 공채 축소와 수시 경력직 채용 확대, 청년 취업 비중이 높은 제조업·건설업 침체가 취업난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발 관세 부과 조치까지 더해지며 고용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 짙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사회는 '요즘 청년들 눈이 높다'는 말로 너무 쉽게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합니다. 눈을 낮춘 청년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청년들이 눈을 낮추면, 그건 해결책이 아니라 타협안 아닌가요?
사회초년생이라면 불안정하고 질 낮은 일자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길 바라고, '양질의 일자리'를 바라는 마음은 욕심인 사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이 버거워 보입니다.
지난주에 들은 교수님 말씀이 자꾸 떠오르는 건, 이 끝이 보이지 않는 '청년의 하루'를 끝낼 정책도, 대안도, 고민도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