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무분별한 철도망 확장 공약의 허와 실
입력 : 2025-05-19 오후 5:42:54
 
(사진=뉴시스)
 
6·3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앞다퉈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전국 확대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임기 내 GTX-A·C노선 개통과 D·F 노선 착공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수도권 외곽 및 강원 지역 연장과 신규 노선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공약은 수도권(11개 노선)과 비수도권(2개 노선) 간 극심한 철도 인프라 격차를 배경으로 합니다. 초광역 철도망은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생활권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비용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죠. 광역철도의 km당 사업비는 700억원에 달하며, 현재 추진 중인 GTX-A·B·C 3개 노선만 해도 약 15조원이 소요됩니다.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원에 이르는 재정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기존 GTX 사업조차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GTX-A는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GTX-B는 신안산선 붕괴 사고로 차질이 우려됩니다. GTX-C는 건설비 급등 여파로 착공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수요 측면에서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 낮은 철도 수요를 지적하며,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한 수익성 확보도 불투명하다고 봅니다. 철도망 확충이 오히려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이 예정되면서 지역 간 유치 경쟁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철도 사업은 보상 문제, 기술적 검토, 민원 처리 등 복잡한 절차로 인해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지방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생활 기반입니다. 교통 인프라 확충만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단기적 인기몰이를 위한 허상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인구 감소기에 접어든 지금, 무분별한 철도망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합니다. 후보들은 지역 유권자의 희망만 자극할 것이 아니라, 재정 여건과 인구 구조를 감안한 실현 가능한 교통 인프라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유권자들 역시 화려한 공약의 이면을 냉정히 들여다보고, 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눈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지방을 위한 진정한 공약은 표를 얻기 위한 구호가 아닌, 현실을 직시한 냉철한 실행 전략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