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막작 <캔 아이 겟 위트니스?> 스틸컷. (사진=환경재단)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오는 6월5일 개막하는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환경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축제로 펼쳐집니다.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은 14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영화제의 비전과 주요 프로그램, 개막작, 시민 참여 방안 등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영화제는 ‘Ready, Climate, Ac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영화를 통해 기후위기의 감수성을 환기시키고, 실천적 전환을 이끄는 ‘문화적 대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행사 전반에 탄소중립 가이드를 도입해 ‘탄소중립 실천형 영화제’로 운영될 계획입니다.
영화로 환경의 현재와 미래 조명
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는 역대 최다인 132개국에서 3261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35개국 77편(장편 33편, 단편 44편)이 상영작으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국제 및 국내 경쟁 부문 본선 진출작은 총 36편으로, 평균 경쟁률은 약 90대 1에 달했습니다.
프리미어 상영작도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해 영화제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였습니다. 세계 최초 공개작(월드 프리미어) 11편, 아시아 및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3편, 국내 최초 공개작 36편 등 총 60편의 신작을 접할 수 있습니다.
장영자 프로그래머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자원 순환 등 복합적인 환경 이슈를 예술적 감수성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관객이 삶의 방식과 실천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개막작은 산드라 오 주연의 SF 영화 <캔 아이 겟 위트니스?>
개막작으로는 캐나다 출신 앤 마리 플레밍 감독의 장편 픽션 <캔 아이 겟 위트니스?>(Can I Get a Witness?)가 선정됐습니다. 기후위기와 자원 고갈 이후 인류가 ‘50세 수명제’를 채택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지속가능성과 인간 존엄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성찰합니다.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산드라 오가 주연을 맡았으며, 2024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뒤 밴쿠버영화비평가협회 감독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며 완성도를 인정받았습니다.
14일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공동집행위원장(환경재단 대표), 최열 조직위원장(환경재단 이사장), 조진웅 배우, 정재승 공동집행위원장(카이스트 교수), 장영자 프로그래머. (사진= 환경재단)
조진웅·김은희 ‘에코프렌즈’ 위촉… 환경 메시지 전파에 나서
이날 간담회에서는 배우 조진웅과 작가 김은희가 공식 홍보대사 ‘에코프렌즈’로 위촉됐습니다. <시그널>, <킹덤>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통해 대중과 깊은 소통을 이어온 두 사람은 이번 영화제에서도 환경 감수성 확산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됩니다.
위촉식에 참여한 배우 조진웅씨는 “기후위기 시대에 배우가 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역할은 우리가 함께 느끼는 불안과 희망을, 스크린을 통해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사회적 공감을 이끄는 문화적 플랫폼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하며, 배우로서 이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김은희 작가는 “환경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며 “작가로서 환경문제를 보다 가깝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습니다.
키워드 큐레이션·반려동물 동반 상영 등 시민 접점 강화
올해 영화제는 정형화된 섹션 대신 ‘기후변화’, ‘자연순환’, ‘AI와 환경’ 등 25개의 키워드 중심 큐레이션 방식을 도입해 관객이 관심사에 따라 영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 상영, 청소년 환경 교육,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 토크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제를 보다 생활 밀착형 축제로 만들 예정입니다.
개막식은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리며, 메가박스 홍대 상영관과 공식 홈페이지, B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상영도 병행돼 전국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꾼다”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은 “정보만으로는 환경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라며 “한 편의 영화가 시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정재승 공동집행위원장(KAIST 교수)은 “기후위기 대응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닌 모든 시민의 과제가 됐다”라며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의미 있는 실천의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미경 공동집행위원장(환경재단 대표)은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단 3개 상영관에서 출발해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 영화제로 성장한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바라는 시민들의 관심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6월5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됩니다. 영화와 시민, 환경이 만나는 이 축제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 공감과 연대, 실천을 위한 문화의 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포스터. (사진=환경재단)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