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오는 22일부터 국내 제품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5%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인기 제품인 ‘주 드 리앙’, ‘비 드 쇼메’는 10% 가까이 오를 전망입니다. 웨딩밴드 수요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까르띠에는 이미 이달 14일부터 국내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가격 인상입니다. 지난 2월 올린 데 이어, 불과 석 달 만에 다시 가격을 올린 셈입니다. 이탈리아 브랜드 불가리도 다음 달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명품 시계 브랜드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스위스 스와치그룹의 해밀턴은 12일부터 평균 67%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며, 예물 시계로 유명한 롤렉스도 이르면 67월 중 국내 판매가를 인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브랜드들은 변함없이 “환율 탓”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최근 달러당 145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수입 제품 원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명품 가격 인상이 이제 연례행사처럼 느껴집니다. 같은 이유, 같은 시점,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꺾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오르기 전에 사자”는 인식이 확산되며 구매를 자극하는 효과까지 낳고 있습니다. 브랜드들이 굳이 인상을 미루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희소성과 상징성을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며, 가격이 곧 가치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명품이 과연 프리미엄인지, 아니면 가격 인플레이션의 상징인지는 소비자의 몫입니다. 다만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