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1B2D.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로 등록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맨 넥타이의 색상값입니다. 선명한 붉은 빛입니다.
이 전엔 줄곧 청록색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출마 선언부터 중요한 자리에선 모두 같은 색 넥타이였습니다. 이낙연 상임고문이 있는 새미래민주당 색과 유사합니다. 색이 비슷해서인지 두 인사는 '반이재명'을 놓고 말이 잘 통했습니다. 연대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타 후보를 보좌하다 한 전 총리 캠프로 넘어간 한 보좌진은 "붉은색만 봤다 보니 한 전 총리 넥타이에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전 총리를 둘러싼 사람들은 모두 붉은 넥타이였습니다.
그랬던 한 전 총리가 10일 붉은 넥타이를 매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등장했습니다. 국민의힘 당원이 된 지 13시간, 날치기로 후보 등록을 하고선 11시간 만입니다. 넥타이를 갈아 끼우자마자 한 전 총리는 "모두를 끌어안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항상 붉은 넥타이를 매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반발했습니다. 대선 후보 교체 건을 통과시킨 관련자들을 "정치적·법적으로 끝까지 조치하겠다"고 엄포했습니다.
한 전 총리의 붉은 넥타이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분홍색의 넥타이를 찼던 한 전 총리는 대선판에서 하차했습니다. 1일 천하였습니다.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 넥타이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너무나 병아리 당원이었던 걸까요. 넥타이에 담은 색의 전략은 날카로웠을지 몰라도, 정작 진짜 정치인으로서 색은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다양한 넥타이 패션을 뽐내고 있다.(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