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대통령후보실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하기 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시스)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탄생했습니다. 주인공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입니다. 앞서 친윤(친윤석열)계가 후보 결정을 뒤집으려는 '한밤의 쿠데타'가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 유린' 행위를 한 거죠. 하지만 문득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에는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의 관계도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한 마디로 국민의힘이 극우세력의 대표 집단의 길로 빠져드는 게 두려웠던 건 아닐까요?
김 후보의 정치 이력에서 전광훈 목사를 빼면 섭섭합니다. 2019년 김 후보는 전 목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했습니다. 초대 대표까지 맡았습니다. 당시 전 목사는 후원 형식으로 합류했습니다.
김 후보는 전 목사를 위해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를 호소하며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전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면서입니다. 당시 김 후보는 "사랑제일교회 현장 예배에 참석해 "전 목사가 있었으면 우리는 아프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먹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유행했을 당시 김 후보는 사랑제일교회 현장 예배에 참석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달 24일 25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펼쳐진 토론회에선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던 이유도 밝혔는데요. 김 후보는 "지나친 자유의 억압을 이겨내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문재인정부와 싸울 수 있는 정당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는 지난 2월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전 목사가 보수냐'는 질의에 "전 목사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목사'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8일 관훈토론회에 참석 당시에는 "(전 목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도 "의병을 일으키듯이 광장에 나와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그런 분들하고도 소통하고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목사 세력을 '의병'에 비유한 겁니다. 참 애틋한 사이라고 느껴집니다. 전 목사 측은 최근 "국민의힘과 합당하자"는 주장까지 내놨습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극우화 공포심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김 후보가 과연 전 목사 세력과 결별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전 목사 측이 지속적해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을 테니까요. 김 후보가 이를 무시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급하면 반명 연대(반이재명 연대)가 아니라 우리 표심이라도 지키자는 마음에 '극우 빅텐트'를 꾸릴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그 길이 '보수'를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는 겁니다.
'전 목사와 의리를 지키려는 김문수'의 고집은 필요 없습니다. 모진 고문을 버티며 동료 이름을 끝까지 숨겨준 과거 '불의와 타협하지 않던 김문수'의 고집이 절실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