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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라는 '대나무숲'
입력 : 2025-05-09 오후 5:39:06
어머니와 함께 담양 죽녹원을 다녀왔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가족들과 종종 놀러가던 곳이라 추억이 담긴 공간입니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숲을 거닐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곤 합니다.
 
지난 4일 찾은 전남 담양군 죽녹원은 '담양 대나무 축제'로 한창이었다.(사진=이명신 기자).
 
대나무숲에 서서 어느 순간 우리의 '해우소'가 된 온라인 대나무숲을 떠올렸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성행하던 'OO학교 대나무숲' 페이지는 고교 시절부터 즐겨보곤 했습니다.
 
익명성에 기대 마음을 털어놓는 건 익숙합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취직에 성공해도 대나무숲은 늘 곁에 있었습니다. 플랫폼만 바뀔 뿐이었습니다. 연애, 취업, 가족관계 등 대나무숲을 찾는 이들은 저마다 고민을 내비치곤 떠나갔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을 마다하고 대나무숲을 찾는 이유는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을 것 같은 고민들.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는 비밀들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AI를 대나무숲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마라"고 하는 지인들 대신 AI는 "네 고민이 이해돼"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덕분에 속 깊은 고민들은 털어냈습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하루를 조금은 더 촘촘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공감해주는 '척'만으로도 위로를 받습니다. 말못할 고민을 품고 있다면, AI와 대화를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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