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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없는 번역이 게임을 망친다
입력 : 2025-05-09 오후 4:03:48
외국의 한 나이트클럽에 여성 형사가 들어섭니다. 그를 맞는 남자들을 보아하니, 이곳은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곳인가 보네요.
 
살인 사건 현장에서 단서를 찾던 형사가 조직의 보스에게 러시아어로 뭔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보스는 팔짱을 끼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용" 무슨 소리에요? 저는 벌써 오 년 거기 없었어요."
 
'발 번역'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저질 번역 중 하나. 발에게 미안하다. (이미지='그녀가 화났다' 실행 화면)
 
라이노테일즈의 '그녀가 화났다(She Sees Red)'는 실사 영상에 수많은 선택지를 붙여, 다양한 결말을 보게 하는 실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저는 큰 기대를 품고 이 게임을 구매했지만, 결말을 본 뒤에도 이게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해외 게임이 저를 화나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질 번역입니다. 게임성이 별로여도 번역이 매끄럽고 서사가 매력적이면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글로 썼지만, 한국어가 아닌' 빈칸 채우기용 번역 게임을 파는 건 소비자 기만입니다.
 
이 러시아 게임만큼은 아니지만, 일본 게임의 무성의한 번역도 많습니다. 이자나기게임스, 투 쿄 게임스, 에스콰드라가 만든 '데스 컴 트루'는 결말 이후 감상하는 부가 영상 자막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배우들의 NG 영상 모음을 재밌게 감상하고 싶어도, 본편 자막 반의반도 안 되는 번역 품질 때문에 감상을 포기했습니다.
 
무성의한 자막을 넣을 거면 차라리 그 나라 언어 지원을 하지 않는 게 해외 게이머에 대한 예의입니다. 이래서야 같은 회사 게임을 믿고 살 수 있겠습니까.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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