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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손편지
입력 : 2025-05-08 오후 5:36:56
어버이날인 8일 충북 보은군 세중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어버이날 꽃바구니를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어버이날은 특별히 손편지로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봤습니다. 어릴 적 학교에서 어버이날 카네이션과 함께 감사 편지를 썼던 기억은 있지만, 그 이후로 손편지를 써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직장에 들어 온 후로도 어버이날 기념 식사를 같이 보낸 게 다였습니다. 올해는 결혼을 하게 되면서 부모님 품에서 벗어난다는 생각 때문인지 유독 고마움을 더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여느 해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올해는 예비 신부와 함께 자리를 하며 축하를 드리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차 한 잔을 나누는 중, 조심스럽게 준비해 간 손편지를 부모님께 건넸습니다. 순간 부모님의 눈이 동그래지셨습니다. “편지까지 준비했어?”라며 놀라시는 얼굴에 괜스레 저도 쑥스러워졌습니다.
 
편지를 읽은 부모님은 마지막 줄의 “키워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에 옛 기억이 떠오른다고 하셨습니다. 옛날 어버이날 기념으로 쓴 편지에도 항상 마지막은 같은 문장으로 끝맺었는데 결혼을 앞둔 상태에서 같은 말로 편지를 마무리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아버지께서 남기신 한 마디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준비한 봉투가 많아질수록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거야.” 웃으며 던지신 말씀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세월의 무게와 부모님의 애틋한 마음도 느껴졌습니다. 올해 집을 나와 신혼집에 들어서면서 부모님과 몸은 멀어졌지만 마음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매년 손편지로 감사를 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끔 용기를 내보기를 추천드리겠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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