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번 달 강남구 아파트의 평(3.3㎡)당 평균 매매 가격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강남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 가격은 1억531만 원으로 전월(9963만 원)보다 5.7%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내 자치구의 평균 평당가가 1억원을 넘어선 건 해당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86년 이래 처음입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는 심화했는데요. 강남구 평당 매매가가 1억원을 넘기면서 전국의 5배가 넘었고 서울 전체의 평균 평당가보다도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4월 기준 서울 가격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29억5043만 원으로 하위 20% 평균 매매 가격(4억9004만 원)의 6배였습니다. 이런 격차는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입니다.
이에 따라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가격차를 의미하는 5분위 배율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강남구의 평당가 상승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및 확대 재지정 이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것 때문으로 보입니다. 규제 해제 때 올라갔던 아파트값이 재지정 된 이후에도 하락하지 않는 것이지요.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가격 상승이 단순히 시장 원리에 따른 투자 수요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주거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불균형을 넘어 사회적 계층 이동성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심화되는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는 단기적으로는 자산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통합을 저해하며 전체 사회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정부의 대응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미봉책을 넘어,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실수요자 중심의 체계적인 주택 공급 확대 정책,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인프라 투자, 공공임대주택의 질적·양적 확충 등 다층적이고 구조적인 해법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러한 종합적 접근만이 심화되는 집값 양극화의 악순환을 끊고, 모든 세대가 '내 집 마련'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주택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