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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나가는 입장
입력 : 2025-04-25 오후 5:53:00
“팔려나간다니 회사 분위기는 침울합니다. ‘SK온 살리기’에 일환인 셈이죠. 내부에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전혀 없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볼 뿐입니다.”
 
서울 종로구 SK 서린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SK그룹이 알짜 계열사들을 매각 매물로 내놓는 ‘리밸런싱(사업재편)’ 작업을 한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매각 대상이 된 SK실트론의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SK가 투자회사라 (현재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룹 핵심 사업에서 벗어났지만 잘하고 있는 기업들이 희생되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SK는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의 적자가 계속되자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지난해 합병시켜 자산 100조원 규모의 거대 에너지 기업 ‘SK이노베이션 E&S’를 탄생시켰습니다. 특히 이는 SK온의 수년간 실적 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후 SK는 리밸런싱 작업에 강도와 속도를 높였습니다. SK는 지난해말 우량회사인 SK렌터카, SK스페셜티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고 각각 8200억원, 2조700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SK는 시장가치 5조원인 SK실트론 지분을 70%까지 매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SK실트론의 몸값은 5조원 안팎으로 만약 SK실트론이 매각되면 SK는 현금을 3조원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달된 자금으로 SK그룹은 부채비율 크게 낮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SK는 지난 2023년 145%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3년 내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습니다. 만약 SK실트론 매각이 성사될 경우 SK의 부채비율은 50%대로 낮아져 상당히 개선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룹의 생존 계획에 직원들의 희생이 수반된다는 점입니다. SK실트론의 노동자들은 현재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SK실트론 노조는 최근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완전 승계, 인수자의 책임 검증,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약속과 이행 등 이 모든 게 보장되지 않는 매각은 용납하지 않는다”며 “매각 자체를 원천 반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바 있습니다. 경영의 책임을 직원까지 지는 일방적 구조조정은 오늘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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