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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발레, 지젤
입력 : 2025-04-23 오후 11:40:58
발레 '지젤'. 2018.03,11. (사진=뉴시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선보였던 쇼트프로그램, 기억하시나요? 발레 <지젤>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섬세한 감정선과 절제된 움직임이 돋보였던 그 무대처럼, <지젤>은 오늘날까지도 낭만 발레의 정수로 꼽힙니다.
 
<지젤>은 1841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낭만 발레의 대표작으로, 프랑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의 음악과 테오필 고티에가 각색한 스토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야기의 뼈대는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독일, 겨울 이야기」 속 '윌리'라는 존재에서 따왔는데요. 윌리는 사랑에 속아 죽은 처녀들의 영혼으로, 남자를 유혹해 죽음으로 이끄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지젤>은 두 막으로 나뉩니다. 1막은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시작되는데요. '지젤'은 순수하고 여린 시골 처녀로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는 신분을 숨긴 채 지젤을 속이고 있었는데요. 그가 이미 약혼녀가 있음을 알게 된 지젤은 충격을 받고 무너져 결국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장면에서 지젤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듯한 '매드씬'을 선보이는데요. 무용수의 감정 연기와 테크닉이 극적으로 어우러지는 지젤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2막은 깊은 숲속, 어두운 무덤가에서 펼쳐집니다. 윌리들이 차가운 달빛 아래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이들은 밤이면 숲에 나타나 남자들을 유혹하고 끝없이 춤추게 하여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지젤 역시 윌리가 되어 깨어나고, 알브레히트는 지젤의 용서를 구하며 그녀의 무덤 앞에 찾아옵니다. 윌리들의 여왕 미르타는 알브레히트를 죽이려 하지만 지젤은 마지막까지 그를 지키는데요. 결국 후회하는 알브레히트를 끝으로 지젤은 막을 내립니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이 4월 27일까지 <지젤>을 공연 중입니다. 만약 이번 시즌을 놓쳤다면, 다가오는 11월 국립발레단의 <지젤>이 또 한 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니 그때를 노려봐도 좋을 것 같아요. 같은 작품이라더라도 발레단에 따라 해석이나 분위기가 달라서,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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