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좋아한다고 말해요
입력 : 2025-04-22 오후 3:21:35
'짱구는 못말려' 속 떡잎마을 방범대 친구들은 좋아하는 게 확실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밝히지 않는 아이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철수입니다.
 
철수는 유치원생인데도 열심히 학원에 다니며 엘리트 인생을 꿈꾸는 우등생입니다. 한편으론 뼛속까지 오타쿠이기도 한데요.
 
철수는 남자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액션가면'을 좋아하지 않는 척하면서도 관련 지식을 뽐낸 다음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특히 '마법소녀 프린세스(마법소녀 모에P)'의 광팬이어서 방 안은 각종 기념품(굿즈)으로 가득합니다.
 
짱구 인형. (사진=이범종 기자)
 
하지만 철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밝히지 않습니다. 어른스럽지도 남자답지도 않은 취미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짱구나 다른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올 때마다 집 안에 있는 프린세스 기념품을 숨기느라 바쁩니다.
 
그런데 짱구는 못말려를 보다 보니, 친구들은 철수가 액션가면과 프린세스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해주는 것 같습니다. 철수가 프린세스 팬티 입은 사실을 짱구 때문에 사람들에게 들키는 경우도 있지만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체면 때문에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숨기는 철수가 안타깝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당당히 밝히는 게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오타쿠'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 서태지는 2000년 9월 복귀작 '울트라맨이야'로 마니아를 예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걸 당당히 추구하면, 그게 일이 되고 사는 이유가 되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짱구와 최홍만 선수 좋아하는 걸 당당히 밝히고 삽니다. 그게 저의 장기인 엉덩이춤과 성대모사 실력을 뒷받침하고 있죠. 특히 최홍만 선수 성대모사를 16년째 연습하고 있다고 당당히 밝히며 실력을 기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철수도 좋아하는 걸 당당히 밝히고 친구들과 프린세스 이야기 나누기를 맘껏 나누면 좋겠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범종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