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광역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현재 한국에서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으로 인구와 인프라가 극단적으로 쏠리는 '서울 일극화', 혹은 '지방 소멸화'라는 현상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당연히 서울에 집중돼 있고 교육, 문화, 의료 등 삶의 질 전반에서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집값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1주 연속 오르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의 늪에 허덕이고 있죠.
더 큰 문제는 전체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과정에서도 서울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8곳이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매년 인구가 수천명 씩 줄고 있으며, 출산율은 전국 평균보다도 낮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당연히 주택 수요가 크게 떨어집니다. 지방 미분양의 근본적 원인인 셈이죠. 어떤 지역은 아파트 실거래가가 무려 10년 전보다 떨어지는 일도 생깁니다.
흔히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급속 발전을 성공한 나라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 영광의 동력은 인구와 인프라를 수도권에 집중하면서 얻어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6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수도권 집중화를 거치다보니 서울과 지방 격차는 다시 메우기 힘들 정도로 벌어졌습니다.
모든 정부가 이 간격을 메꾸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였지만 결과는 달라진 것이 없죠.
새로 들어서는 정부도 먼저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해소에 많을 힘을 쏟을 공산이 큽니다. 무엇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을 단순히 투자 가치의 관점이 아닌, 지역 생존과 직결된 지표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확장'하는 개념이 아닌 '재구조화'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날로 줄어드는 인구에 맞춰 주거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고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주택공급, 유휴 공간의 적절한 활용 등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지방 소멸은 미래의 먼 이야기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입니다. 그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지방 소멸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보내는 여러 경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