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차이가 있으면 쉽게 친해지기가 어렵습니다. 서로 경험과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나이 차이가 대화의 벽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세대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공감대가 많지 않아 대화를 어색하게 만들고는 합니다.
그래서 요새는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들과 자리에 있을 때면 머리 속에서 ‘무슨 말로 대화를 이어갈까?’를 되뇌고는 합니다. 이건 윗사람이나 아랫사람, 누구와 있든 상관없이 해당하는 행동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젊은 삼촌이 한 “여자 친구는 있느냐?”, “공부는 좀 하냐?” 등의 물음이 잔소리이기에 앞서 어색한 시간(?)을 넘기기 위한 삼촌 나름의 노력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느새 어린 사촌 동생들에게 삼촌처럼 말하고 있는 저를 보고 느꼈습니다.
물론 어릴 적처럼 사촌 동생들도 단답을 할 뿐입니다. 결국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데면데면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세대 차이로 생기는 불편함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 차이를 좁혀주는 매개를 찾는다면 좀 더 서로를 편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노래방의 간판이 붙어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최근 거의 20년 차이가 나는 선배와 저녁식사를 한 뒤 노래방을 갔습니다. ‘무슨 노래를 예약해야 할까?’, ‘이 노래를 알까?’ 생각하면서 노래방 책에서 옛날 노래를 뒤적였습니다. 선배도 “요즘 노래가 뭐 있지?”라며 휴대폰을 뒤적이더군요.
각자 인기 순위를 뒤져가며 서로 아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소재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분위기도 편안해졌습니다. 뮤직비디오 화질은 흐렸지만, 선배와 열창했던 노래 가사는 가슴 속에 또렷하게 남았습니다. 세대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