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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중급편
입력 : 2025-04-14 오후 10:46:34
김리회, 백조의 호수. 2019.09.02. ⓒ국립발레단 (사진=뉴시스)
 
발레 공연의 특징 중 하나는 대사가 없는 '무언극'이라는 점입니다. 무용수들은 오로지 몸의 언어로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그래서 발레에서는 안무뿐만 아니라 무용수의 표정과 연기력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물론 발레에도 일종의 '언어'가 있습니다. 바로 발레 마임(Ballet Mime)인데요. 정형화된 몸짓으로 특정 의미를 전달하는 동작입니다. 공연을 보기 전에 자주 등장하는 마임 몇 가지를 알아 두면 극의 흐름을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손을 나란히 포갠 채 가슴 앞에 가져다 대는 동작은 '사랑'을, 오른손으로 왼손의 네 번째 손가락을 가리키면 '결혼'을 뜻합니다. 또 한 손을 가슴에 얹고, 나머지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는 동작은 '맹세'라는 의미고요. 꽤 직관적이죠?
 
이 외에도 손등으로 얼굴선을 따라 동그랗게 그리는 동작은 '아름답다' 또는 '예쁘다'를, 머리 위에서 두 손을 빙글빙글 돌리는 동작은 '춤추다'를 뜻합니다. 발레 작품에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인 경우가 많기에, 이 다섯 가지 마임은 거의 모든 작품에서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연을 보다 보면, 말 한마디 없어도 무용수들이 서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오는데요. 그게 바로 발레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발레 공연의 관람 매너도 함께 알고 가면 좋습니다. 클래식 음악 공연에서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처럼, 발레 공연에도 박수를 보내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습니다. 주역 무용수가 무대에 처음 등장할 때 혹은 고난도의 테크닉에 성공했을 때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음악의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은데요. 무용수들은 음악에 정확히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박수가 무용수의 춤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테크닉이 거의 끝나갈 무렵, 감탄과 응원의 의미로 박수를 보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발레는 대사가 없지만,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무용수의 손끝 하나, 눈빛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요. 그런 순간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발레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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