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는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씨 파면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123일 동안의 혼란했던 탄핵 정국은 이제 차기 정권을 맞기 위한 조기 대선 체제로 빠르게 전환됐습니다.
3년 만에 열리는 대통령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윤씨 파면 후 벼랑 끝에 선 여당에서는 대선 후보가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습니다. 대권 잠룡이 20명에 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 없는 데다 탄핵 국면을 정면 돌파할 수 있는 후보가 마땅치 않다 보니 누가 최종 대선 후보로 올라설지 가늠하기 어려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지난 8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9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10일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3일과 14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출사표를 던집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전경.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세론'이 강력한 야권에서도 출마 선언이 이어졌습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개헌 대통령'을 내세우며 야권 후보 중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위해 이날 당 대표직을 내려놨습니다.
진보당의 경우 김재연 상임대표와 강성희 전 의원이 지난 8일 각각 서울 광화문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이 대표가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됩니다.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했고, 윤씨 파면으로 명분도 확보했습니다.
다만 중도층의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아 대선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즉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아직은 모른다는 말입니다.
과연 누가 대한민국 최고 권력 자리에 앉을 수 있을지는 대선 과정을 지켜봐야 윤곽이 나올 것입니다. 어느 당 대선 후보의 메시지가 반향을 일으키고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필자는 대통령의 '상'보다 대통령이 될 자의 '언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같은 정치인이라도 대통령의 언어는 달라야 합니다. 한국 사회가 극단적 갈등과 분열에 시달리는 가운데 여전히 정쟁에 갇힌 자는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통합과 미래를 말하며 포용력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차기 대권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