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셀 수도 없는 공권력이 투입되고 헌정사 초유의 무법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내용이 아닙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씨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한 말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는 그는 시민 자유를 송두리째 빼앗으려 했던 윤씨의 내란 행위에 관해선 유난히 관대합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고령만 두고 말해봅시다. 박정희·전두환도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회·정당 활동을 명시적으로 금지(1항)한 적 없습니다. 3항(모든 언론·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은 일반 시민의 비판 자체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로 국민주권주의·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했습니다.
그날 계엄군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고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면, 얼마나 많은 시민이 영장 없이 끌려가 '처단'당했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박 의원이 말하는 '자유'는 아마도 독재자의 자유인 듯합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좋아하는.
그런 그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겨냥해 "공산주의자"라고 했습니다. '빨갱이' 혹은 '종북'이란 뜻이겠죠. 이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건 박 의원 본인일 겁니다.
그는 지난 2월 YTN라디오 '뉴스 파이팅'에 나와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윤씨를 적극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전체주의 독재체제가 좋으시면 북에 돌아가 사시길 바랍니다.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 내란수괴 윤석열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그가 받을 형은 3가지뿐입니다.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피고인 윤석열 사형"이란 주문이 법정에서 흘러나오길 원합니다. 그러나 사형보다 더 중요한 건 '실제 형기'일 겁니다. 박정희는 2차례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고, 학살자 전두환·노태우는 특별사면을 받았습니다.
12·3 내란은 우리 역사에서 반복돼 온 쿠데타를 제대로 처벌한 적 없어 생긴 일입니다. 윤씨가 꼭 형기를 채우길 바랍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