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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인가
입력 : 2025-04-03 오전 10:27:39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가 통제되며 경찰 차벽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씨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벌써 4개월입니다. 지난한 4개월이었습니다. 국회에 계엄군이 침투해 창문을 깼고, 군홧발로 민의의 정당을 짓밟은 사실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됐습니다. 잠을 이룰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참 어려웠습니다. 전 국민이 목격한 불법의 현장인데, 탄핵소추안 통과조차 어려웠습니다. 피해자들이 가해 집단을 설득하고 구걸해야 했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간단한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지연됐습니다. 그 사이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들을 힘을 키워왔습니다. 그들은 지연이라는 토양 아래 내란의 우두머리를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간첩이니 부정선거니,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는 그 이해의 근거가 됐습니다. 
 
결국 내일 결론이 납니다. 불안감도 있지만 8 대 0 인용 판결을 믿습니다. 만약 기각이라는 결론이 난다면, 대한민국이 어디까지 추락하게 될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럴 땐 가장 기초로 돌아가 어학사전을 봅니다.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며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한국의 정치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했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했을까요. 
 
정치는 규정하기 참 어려운 단어입니다. 그래서 많은 '정치가'들은 정치에 대해 저마다의 다른 말을 남겼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정치라는 것은 전쟁 못지않게 사람을 흥분시키는 것이며, 똑같이 위험하기도 한 것'이라고 했고, 독일의 소설가 구스타프 프라이타크는 '정치의 기본은 타협'이라고 했습니다. 칼 뢰벤슈타인은 '정치란 권력을 위한 투쟁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2025년 4월 대한민국의 정치는 '책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개월 정치권은 무수한 말을 쏟아냈고, 최대치의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국회 기자회견장은 여론전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각종 종교계와 어린 학생들을 이끌고 부정선거를 외쳤고, 되레 야권을 내란 세력으로 몰았습니다. 그리고 탄핵부터 수사, 헌법재판소까지 모든 절차를 하나하나 문제 삼았습니다. 사실상 계엄을 옹호했고, 윤씨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내일 11시, 판결이 있고 나면 이들은 지난 4개월 동안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이번 판결에 대한 승복 문제를 놓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요구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기 바랍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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