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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깡 '양날의 검'
입력 : 2025-04-01 오후 2:41:25
(사진=뉴시스)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소위 '상품권깡'이 신용카드 현금화 목적으로 성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상품권깡을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품권깡이란 상품권을 매입하는 업체가 일정 수수료를 떼고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상품권은 특정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지만 현금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상품권을 매입해주는 곳이 생겼습니다.
 
상품권깡은 합법 영역에 있습니다. 단, 개인 간 개인 거래이거나 정식 등록된 매입 업체를 이용할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그러나 상품권깡을 신용카드 현금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엔 불법입니다. 신용카드 한도를 이용해 상품권을 구매하고, 5~10%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액수를 현금으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상품권깡을 교묘하게 카드깡으로 이용해 불법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공익법인 324곳이 기부금 등 공익자금을 쇼핑과 상품권깡에 이용하다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한 공익법인은 상품권 수십억원을 법인 신용카드로 구입 후 상품권 할인 판매 방식으로 현금화해 이사장 개인 계좌로 공익법인 자금을 유출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통시장에서 이용 가능한 '온누리상품권'이 상품권깡에 이용되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온누리상품권이 5년 새 539억원이 부정 유통된 것으로 밝혔졌습이다. 그간 부정유통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이를 환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 없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카드 이용자들끼리 상품권 매입업체의 수수료를 공유하고, 신용카드 현금화 방식도 알려줍니다. 규제 당국도 이런 행위를 분명 알테지만, 현금이 정말 긴급하게 필요한 사람을 위해 쉬쉬하는 분위기입니다. 상품권깡 자체를 막아버리면 이런 사람들이 대부업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규제와 단속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상품권깡은 단기적으로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높은 이자와 수수료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불법 매입 업체는 상품권 매입을 조건으로 높은 수수료와 이자를 요구하기 하고, 신용카드 대금 연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상품권깡은 합법과 불법 경계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더 명확히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매한 경계에 놔둘 경우 불법 행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 활성화를 도모하는 상품권 본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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