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도 1분기 기준 제가 꼽은 최고의 사랑꾼은 제주도 도동리에 사는 양관식입니다. 어부고요, 애순이 남편입니다.
일단 관식이는 잘생겼습니다. 박보검 같은 외모의 소유자입니다. 애순이도 그러던가요, 잘생기면 못생긴 놈보다 훨씬 덜 싸우게 된다고. 그런데 외모보다 더 설레는 점은 애순이가 바라는 건 꼭 이루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관식이는 애순이에게 청혼하면서 대학, 육지, 시인 셋 중 하나는 꼭 이뤄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대학은 딸 금명이가 태어나면서 물 건너갔고요. 관식이가 선장이 되면서 육지에서 살겠다는 꿈도 접어야 했습니다.
대신 관식이는 애순이의 문학소녀 감성을 평생 지켜줬습니다. 시장 좌판에서 장사하고, 중퇴한 여고 동창이 배알이 꼴리게 해도 예쁜 꽃핀을 사주며 묵묵하게 애순이를 뒤에서 지켜줬습니다. 결국 애순이는 월간지 <좋은생각>에 시를 실으며 시인이 됩니다.
그런데 애순이와 관식이의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또 다른 세기의 커플이 떠올랐습니다. 용산의 윤석열·김건희 부부입니다.
시인이 되고 싶은 애순이처럼 김건희씨 꿈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김건희씨가 한국의 힐러리 클린턴을 꿈꾼다고 평가합니다.
확실한 건 이것저것 벌린 일이 많다는 겁니다.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꼽으려면 두 손가락이 모자랍니다. 제일 굵직한 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문표절, 공천개입 등 사실 더 많습니다.
김건희씨도 관식이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윤석열씨인데요. 야당이 특검으로 김건희씨에게 칼을 겨눌 때마다 25번의 거부권으로 아내를 지켜주는 무쇠같은 모습. 여기에 아내가 궁지에 몰린 순간 계엄을 발동하는 강단까지 갖췄습니다. 박보검 같은 외모는...잘 모르겠습니다.
애순이가 시인이 되는 순간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는데요. 김건희씨가 꿈을 이루는 순간이 온다면 또 다른 눈물이 날 거 같네요. 사랑도 좋지만, 한 사랑꾼 때문에 온 국민이 피해 보는 일은 없으면 합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해외 순방 모습.(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