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탄핵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인용되지 않으면 헌법재판관 분들과 나란히 아포칼립스(종말) 세계를 살아가면 됩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저 민주당이 걱정입니다. 견제 세력이 없으니까요. 국민의힘엔 '영남 자민련'이란 멸칭마저 아까워질 겁니다. 박근혜 탄핵 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탈해서 국정농단 세력과 선을 긋기라도 했지.
방탄복을 갑주처럼 두른 이재명 대표가 최상목에게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라"고 했을 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윤갑근 변호사는 윤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시민들이 경찰을 체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성을 잃은 듯한 발언이 제1야당 대표에게서도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도 그의 '진심'이었을 겁니다. 원고도 안 보고 그냥 머릿속에 있는 걸 얘기한 거죠. 당직자 사이에서도 즉흥적인 연설을 하는 걸로 유명하신 분이니.
다가오는 사법리스크 때문에 초조했던 걸까요.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치적 위기를 맞는 순간엔 어떤 생각·말·결정을 하게 될까요?
그는 통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비명횡사(비이재명계 공천탈락)에서 봤듯 반대편을 '제거'해서 통합을 구축합니다.
이 대표는 선거법 2심 무죄 판결로 대권가도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권력에 대한 욕망' 외에 모든 게 불투명한 이 대표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때입니다. 예측 가능했던 윤석열도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 말이죠.
그의 곁에는 언제나 충성을 다하는 강성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포진해있습니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재명 대표가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민주당 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건 국민의힘입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을 두고 "과거 연수원 시절 동기로, 노동법학회를 함께하며 호형호제하는 매우 가까운 사이"라며 유착설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건 권 원내대표의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인지도 모릅니다. 중앙대 법학과 2년 후배인 이 대표를 위한.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