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총부채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결국 주택 구매를 위해선 상당한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데, 일반 서민들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급등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마저 줄어든다면 사실상 내 집 마련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의 근본 취지는 금융 건전성을 확보하고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지만 현실에서는 무주택자들이 대출 기회를 박탈당하고 자산 격차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출 규제와 함께 주택 공급 부족도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의 일반 분양 물량은 전례 없는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1분기 동안 서울에서 일반 분양에 나선 단지는 서초구 소재 '래미안원페를라' 단지 하나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내년에도 입주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이라 청약 대기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는데요. 공급 부족이 심화할수록 청약 경쟁률이 오르고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커지죠.
분양가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의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 한 해 동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시행된 친환경 건축물 인증 의무화와 층간소음 기준 강화 등 추가 규제는 건축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어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비싼 분양가와 대출 규제가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데요.
금융 건전성을 위한 규제는 중요하지만 단순히 대출 조이기로 가계 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세를 유지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대출 규제의 단계적 완화와 함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유연한 정책이 병행돼야 합니다. 매번 실수요자들만 잡는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균형 잡힌 정책 마련에 어느 때보다 적극 나서야겠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