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윤석열씨 탄핵 국면은 시민 간의 더 넓은 연대를 만들어냈습니다. 장애인, 농민,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참사 희생자, 청소년, 성소수자, 팔레스타인 시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광장에서 호명되었고, 서로를 '우리'로 인정하면서 연대의 폭을 넓혔습니다. 이제 광장은 더욱 다양한 목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해 12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청년 여성들이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씨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선고 이후 조기 대선이 시작되면,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질까 우려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랬습니다. 순식간에 주권자의 목소리는 희미해지고, 정치권의 유불리와 표 계산만이 남았습니다.
윤석열씨가 파면되고 감옥에 가며, 이어진 대선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 그것만으로 시민들의 승리라 할 수 있을까요? 광장의 요구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승리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합니다. 12·3 내란 이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시민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회대개혁의 출발점은 소외되고 주변화되며 밀려난 사람들의 서사를 단순히 인정하는 것을 넘어, 그들에게 주목하고 귀 기울이는 데 있습니다. 윤석열 파면 이후의 세상은 다양화된 광장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반영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빛의 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