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지난달 24일 정치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오늘까지 정확히 23일이 지났습니다. 이번 주를 무사히 보낸다면 어느덧 국회로 출근 도장을 찍은 지 한 달을 채우게 됩니다.
기자 생활 5년 7개월. 건설·부동산부에서 온 동네 부동산과 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다녔고, 유통부로 자리를 옮기고는 식품회사를 주로 취재했습니다. 그동안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잘 벌고 있는지, 편법을 쓰지 않는지 봐왔습니다.
그러다 첫발을 들인 정치부의 세상은 딴판이었습니다. 기업의 오너, 실적 등을 좇는 때와는 달랐습니다. 국회는 권력을 지키고자 진영 논리를 펴는 곳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발언이 쉴 새 없이 쏟아졌고 상황은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느낀 점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쟁의 한가운데'를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매일 아침 열리는 정당별 회의에선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이 난무했습니다. 비판을 넘어 비난과 조롱의 단어가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비판은 필요하지만 타협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침마다 보는 정쟁은 피로감을 가중시켰습니다.
눈 쌓인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두 번째는 '뱉고 본다'는 것입니다. 한 정당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현 자본시장을 흔들 수 있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하느냐 마느냐의 상황이었습니다. 한 기자가 당 관계자에게 법안 시행 시 문제점을 언급하며 대비책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디테일한 사안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른 사안, 다른 정당에서도 "구체적인 부분은 앞으로 얘기해 나가겠다"는 말이 흔하게 들렸습니다. 대부분 정치인은 자신의 발언과 법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기보다 '이슈 선점'이 우선인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국회라는 곳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것이 마지막 소회입니다. 뉴스를 통해 여야가 싸우는 모습이 익숙했던 터라 잊고 있었지만 국회는 법이 만들어지는 입법 기관입니다. 국회에 있는 동안 이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등 온갖 집단과 사람들이 국회로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입법 동향을 살피고 문제 해결 촉구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기자회견이 수없이 열렸고 기자회견을 하는 단체와 이유도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저마다 고충이 다양하다 보니 국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기에 현재 국회는 어떠한가를 짚어보게 됩니다. 내일 아침에는 정쟁보다 건설적인 대화와 타협이 오고 가길 기대해 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