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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사이언스)“대서양 해류 시스템(AMOC) 금세기 중 완전 붕괴 가능성 작다”
네이처, 2023년의 ‘금세기 내 완전 붕괴’ 예측과 다른 연구 결과 게재
입력 : 2025-03-05 오전 9:58:42
(사진=ChatGPT가 그린 AMOC 개념도)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대서양 자오면 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은 대서양에 존재하는 주요 해류 시스템으로,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서양 컨베이어 벨트’라고도 불립니다. 온도와 염도의 차이에 의해 움직이는 지구 열-염류 순환의 일부입니다. 이 시스템은 상승하는 따뜻한 물을 북쪽으로, 가라앉는 차가운 물을 남쪽으로 운반합니다.
 
AMOC는 그린란드 부근 해역에서 침강해 자오면상에서 순환하는 해수의 흐름으로, 적도의 잉여 열을 북쪽 고위도로 1.2PW 수송합니다. 이는 지구의 대기와 해양의 극 방향 열 수송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120만 개의 발전소가 내는 전력과 같습니다.
 
실제로 AMOC의 변화는 갑작스런 지구의 기상 현상을 초래한 일이 있는데, 그 대표적 사례는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Dryas) 빙하기로, 약 1만2900년 전에 발생한 이 기후 사건은 북미 대륙의 빙하가 녹으면서 다량의 담수가 북대서양 고위도로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담수 유입의 경과로 AMOC의 세기가 약화되고, 열 수송량이 감소되면서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10년동안 10~15도 가까이 기온이 떨어지고, 빙하기가 약 1300년 동안 지속됐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과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AMOC가 20세기 중반 이후 약 15% 정도 약화됐다고 분석합니다. 최근의 여러 연구들은 AMOC의 붕괴에 대한 잠재적 시나리오와 타임라인을 탐구해왔으며 다양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부 연구는 AMOC가 21세기 후반에 붕괴해 심각한 기후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AMOC이 붕괴될 경우 전 세계의 강수 패턴이 혼란에 빠지고 유럽은 극적으로 냉각되는 한편, 나머지 지역은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고 강한 허리케인과 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가뭄, 중앙 잉글랜드의 기온 변동 및 미국 동부 해안의 해수면 상승 등이 과학자들의 예측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대규모 폭풍, 홍수, 빙하기가 발생하는 세계를 그린 2004년의 픽션 재난 영화 <투모로우>의 배경이 되는 시나리오입니다.
 
특히 지난 2023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논문 ‘대서양 자오면 순환의 다가오는 붕괴에 대한 경고(Warning of a forthcoming collapse of the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에 따르면 기존의 배출 시나리오 하에서 AMOC가 21세기 중반경에 붕괴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통계적 분석을 활용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의 궤적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AMOC의 붕괴가 금세기 중반경, 특히 2057년에 잠재적 전환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AMOC의 회복 탄력성이 상실되는 것을 부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26일 네이처지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는 이와 다른 예측 결과를 발표해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극단적인 기후 변화에도 대서양 순환은 계속될 것(Continued Atlantic overturning circulation even under climate extremes)’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금세기에 AMOC의 완전한 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추정을 내놓았습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영국 기상청과 엑서터 대학의 과학자들은 극단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나타내는 34가지 컴퓨터 모델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번 세기에 AMOC가 붕괴할지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영국 기상청과 엑서터 대학의 과학자들은 “지난 2023년의 코펜하겐 대학 연구진은 AMOC의 붕괴가 금세기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들이 직접 측정을 한 것은 20년밖에 되지 않고, 이전의 데이터를 추론한 데이터는 큰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그 한계를 지적합니다.
 
이번 연구를 보도한 가디언(Guardian)은 “AMOC가 안정성과 복원력을 갖는 이유를 밝혀내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혔다”라고 그 의미를 평가합니다.
 
연구자들은 AMOC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 지구 기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았으나, AMOC 약화의 정도는 기후 모델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일부 통계 지표는 AMOC의 붕괴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34개의 기후 모델에 걸쳐 극심한 온실가스와 북대서양 담수의 밀어내는 힘(freshwater forcing)에 대한 AMOC의 복원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극단적인 조건(이산화탄소 농도의 4배 증가 또는 북대서양으로의 빙하 녹은 담수의 대량 유입)을 사용하여 모델링된 해류의 변화를 예측했는데, 금세기에 AMOC 해류가 20%에서 80% 정도까지 느려졌지만, 어떤 모델에서도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남극해의 바람이 계속해서 표면까지 물을 끌어 올렸기 때문입니다. 남극해의 해수면 상승이 대서양이나 태평양의 하강과 균형을 이루어야 하므로, AMOC는 상쇄적인 태평양 자오면 순환(Pacif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PMOC)이 발달할 때만 붕괴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놀랍게도 거의 모든 모델에서 PMOC가 나타났지만, 남극해의 모든 상층부 상승을 균형 있게 조절하기에는 너무 약해서 금세기에는 AMOC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미래의 AMOC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남극해와 인도-태평양 순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추정이 시급하다”라고 광범위한 해류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AMOC의 미래 움직임에 관한 연구들 사이에 나타나는 불일치는 지구온난화 속도, 녹아내리는 빙하로부터의 담수 유입, 복잡한 해양-대기 상호작용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의 불확실성에 기인합니다. AMOC가 완전히 붕괴될 가능성은 작다는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AMOC의 약화는 지구 기후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고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영국 기상청의 해양학자이자 이번 연구 논문의 주 저자인 조나단 베이커(Jonathan Baker) 박사는 ”2100년 이전에 AMOC의 흐름이 완전히 중단되는 시뮬레이션은 없었다. 하지만 심각한 약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재앙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이커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지만 이것이 안일함과 방종의 청신호는 아니다. AMOC는 금세기에 약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로 인해 상당한 기후 영향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경고합니다. 자칫 이번 연구 결과가 기후 위기에 대한 세계적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느슨하게 만드는 논거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AMOC가 (금세기 안에) 붕괴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우리는 여전히 긴급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기에 붕괴하더라도 기후와 사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절박함을 강조했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임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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