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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9년 만에 상승…인구절벽 '위기'는 여전
전년보다 출생아 수 8300명, 합계출산율 0.03명 늘어
입력 : 2025-02-26 오후 3:34:0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끝없이 추락하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도 전년보다 8000명 이상이나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미뤄졌던 혼인 건수가 급증한 데다, 30대 초반 인구가 늘고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급속한 저출생·고령화 흐름 속 '희소식'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1.0명을 밑돌고 있는데요. 저출생 난제가 해결되기엔 역부족이어서 인구절벽 위기는 여전하다는 평가입니다.
 
코로나 끝나자 혼인 증가…출생아 수도 '껑충'
 
통계청이 26일 '2024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0.72명)보다 0.03명 증가했습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한 것입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합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5년 1.24명을 기록한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3년에는 0.72명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2023년 4분기에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0.66명을 기록하며 0.70명 선이 붕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급격히 추락하던 합계출산율이 반등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혼인 건수와 30대 초반 여성인구 증가,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구조에서 30대 초반 여성인구가 증가한 데다, 코로나19로 지연된 혼인도 늘어났다"면서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결혼·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2022년보다 늘어난 것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300명으로 전년(23만명) 대비 8300명 늘었습니다. 출생아 수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 2015년(3000명) 이후 9년 만입니다. 한 해 태어난 인구가 70만명 수준인 1990년대생들이 본격적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시작하면서 작년 출생아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30~34세(1990~1994년생) 여성 1000명당 출산율은 70.4명으로 전년(66.7명) 대비 3.7명 증가하면서 2년 만에 70명대를 회복했습니다. 특히 첫째 아이가 14만6100명으로 전년(13만8400명)보다 7700명 늘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통령실, 석달 만에 '브리핑'…저출생 숙제는 여전
 
대통령실은 이날 석 달 만에 정책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한 것에 대해 "지난 14~15년간 소폭 증가한 이후 급락하던 출생아 수와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해 저출생 (흐름의) 반전이 시작됐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씨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업무 복귀를 언급하자, 대통령실도 업무 정상화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은 이 같은 결과가 '정책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 수석은 "윤석열정부가 저출생 대응을 국정 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과감히 추진해온 결과"라며 "출산 가구에 대한 주택 공급과 특례 대출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 정책 일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청년들이 출산을 결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부처가 함께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적용될 저출생 대책의 마스터플랜인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만들 예정"이라며 "정책 환경 변화의 흐름을 세심하게 파악하고 해외 사례, 기존 정책들에 대한 철저한 평가 등을 통해 정책 방향과 추진 체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9년 만의 반등에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1명인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0명을 밑도는 실정입니다. 합계출산율 반등 청신호에도 인구절벽 위기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출산과 결혼은 손해'라며 기피해온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일부 전환되는 흐름"이라면서도 "저출생 난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0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에서 태어난 아이가 힘차게 울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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